[문예마당] 어제와 다른
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 보조개 잔주름 퍼지도록 와구와구 먹던 저녁상 늘 발랄하던 J 가슴속 깊이 비밀 한장 들고 와 고개 숙였다 깔깔 웃던 친구들 아랑곳 않고 내밀락 말락 나오려는 말 눌러 다독이다 빗장을 연다 “몸속에 꽃이 피었데, 날 잡아 꽃 따러 가야 해” 운해처럼 핏기 잃은 얼굴 어제와 다른 작은 외침이다. 파편이 날아와 박힌다 떨리는 아슬한 목소리 하얀 꽃비 내리는 밤 창밖을 스치며 깊어가지만 꿈 너머엔 밝은 태양이 기쁨 되어 환히 웃어 줄 것이다 다 함께 참, 참 행복한 날 행복한 소식 전할 수 있으리라. 엄경춘 / 시인문예마당 보조개 잔주름 친구들 아랑곳